언약신학개요
언약신학개요
언약신학이란 무엇인가
1.언약신학의 기원과 명칭
기독교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 이전(B. C)의 성경 역사와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의 성경 역사(A. D)로 나뉘어 이해되어 왔다. 또한 기독교 역사는 성경해석의 역사와 병행하여 전개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 속에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성경도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십자가 사역 및 부활을 기점으로 두 명칭이 생겨났다. 즉 그리스도의 초림 이전의 언약은 구약 곧 옛 언약으로 불리워졌으며 그리스도 초림 이후에 기록된 성경은 신약 곧 새언약으로 그 명칭이 생겨났다. 따라서 성경은 구약과 신약 곧 옛언약과 새언약으로 명칭이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성경은 언약으로 고착되었다. 결국 옛언약과 새언약으로 구분된 성경은 언약이며 하나님과 모든 창조물 사이에 체결된 언약이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성경 곧 언약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이다. 초대교회 사도들 곧 바울, 베드로, 요한, 야고보 같은 사도들의 글을 보면 한결 같이 구약 곧 옛언약을 해석할 때 언제든지 옛언약(구약)과 새언약(신약)의 주체가 되시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님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가르쳤다. 이처럼 초대교회 시대부터 성경을 하나님의 두 언약 곧 옛언약과 새언약으로 전제해 왔으며 두 언약의 분기점을 언약의 주체인 예수 그리스도로 보았다. 이처럼 사도들이 성경을 해석할 때 두 언약의 주체인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해석했으며 그 후 사도들의 신앙과 성경해석방법을 전수하여 오늘날까지 언약과 그리스도 중심으로 성경해석이 이루어져 왔다. 그렇다면 언약신학의 기원은 초대교회 시대의 사도들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굳이 말하면 사도들은 옛언약 속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일에 성령의 조명을 받았다. 성경을 언약으로 전제하고 성경 속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려고 시도했던 사도들의 성경해석 방법을 언약신학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도들의 성경해석 방법이 약 1500년 정도 지속되다가 성경의 권위가 교황의 권위 아래 추락하는 중세시대를 거치면서 급기야 종교개혁이 빛을 발했고 다시 성경의 권위를 높이면서 성경으로 돌아가자(Sola Scriptura)는 개혁이 성공하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시기에 하나였던 교회는 크게 로마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로 분리되어 각기 제 갈 길로 가면서 성경해석과 교회관에 큰 차이를 드러냈다. 개신교회는 종교개혁 이후 19세기에 완성된 소위 문서가설(The Documentary Hypothesis)에 의한 비평주의 신학이 득세하면서 성경의 권위가 크게 훼손되었고 성경에서 그리스도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 비평주의 신학이 약 2세기 이상 교회와 신학을 혼돈에 빠지게 했으며 최근 곧 1970년대에 이르러 비평주의 신학은 크게 약화되었고 소위 성경을 문학으로 전제하는 문예비평주의 신학으로 재정비되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문예비평주의 신학 아래서의 성경해석은 그리스도가 보이지 않는 큰 단점을 갖고 있다. 때를 같이하여 이 시기에 성경을 언약과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건한 언약신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초대교회 성경해석에 기초한 언약신학자 로벗슨(O. P. Robertson)이 언약과 그리스도(The Christ of the Covenants)라는 책을 편찬하여 언약신학의 기치를 들었다(1980년대). 이후 전 세계의 개혁주의 신학은 두 개의 큰 물줄기를 형성하여 흐르고 있다. 하나는 기존의 문서가설에 기초했던 비평주의 신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소위 문예비평주의 신학(문예주의신학)이며 다른 하나는 로벗슨에 의한 체계화되어 완성된 언약과 그리스도 중심의 언약신학이다. 결론적으로 언약신학은 성경을 옛언약과 새언약으로 전제하고 그 언약의 핵심 주제가 그리스도임을 드러낸 사도들의 성경해석에 그 기초를 두고 있는 신학을 말한다. 언약신학은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구약 해석에서 엿볼 수 있으며, 초대교회 사도들의 성경해석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으며,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계승되었고, 이 시대의 성경해석가들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는 언약과 그리스도 중심의 성경해석을 지향한다(요5:39; 눅24:44).
2.언약신학과 언약의 정의
언약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언약(ברית 베리트)이란 용어는 구약 곧 옛언약에서는 하나님과 창조물 사이에 맺은(피로 맺은) 두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라고 정의된다. 대부분의 언약신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는 이 정의 속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첫째는 언약은 두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다. 언약이라는 말 속에 담겨있는 두 당사자 사이의 약정은 언제나 하나님의 주권적으로 사역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 두 당사자는 하나님과 모든 피조물이며 특히 하나님과 죄인 사이의 약속을 포함한다. 둘째는 언약은 피로 맺은 약정이다. 구약의 하나님의 언약은 그 언약이 주어지거나 체결될 때 동물의 희생제사가 겸하여 나타났다. 이것은 언약의 성취가 피 곧 죽음을 통하여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구약의 모든 동물 희생제사는 인간의 죄를 대신하는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구약의 언약이 피로 맺은 언약이라는 말 속에는 언약의 두 당사자 중 누구라도 그 언약을 파기할 경우 죽음으로 대신해야 함을 의미한다. 아담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주의 언약을 어겼을 때 그 언약의 내용대로 아담에게 죽음이 왔다. 셋째는 언약은 하나님의 주권적으로 사역된다. 즉 언약을 맺을 때 일방적으로 즉 하나님의 주권적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모든 언약은 언약의 당사지인 사람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의 동의 아래 맺어지는 약속이 아니다. 구약 곧 옛언약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언약의 특징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즉 하나님의 모든 언약은 언약을 맺을 때에도 주권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언약이 진행되는 과정도 주권적이며, 언약의 성취나 완성도 언제나 하나님의 주권적인 방법으로만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언약은 하나님의 주권적으로 사역된다고 말한다.
3.언약신학과 언약의 두 종류
언약신학의 구조 아래서 성경의 언약은 창조언약과 구속언약으로 구분한다. 창조 직후 곧 죄가 세상에 들어오기 전에 하나님께서 창조물들과 맺으신 언약을 창조언약이라고 부른다(창 1, 2장). 창조언약의 목적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주님 재림하실 때까지 이 세상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아담과 하와가 불순종한 후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온 이후에 하나님께서 아담과 맺은 언약을 구속언약이라고 부른다(창 3:15). 구속언약의 목적은 여자의 후손(그리스도 예수)을 보내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주권적으로 이루어져 마침내 여자의 후손 곧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룬다. 창조언약과 구속언약은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주권 아래 유기적이며 점진적으로 발전되어 마침내 여자의 후손 곧 그리스도를 통한 죄인의 구원으로 성취되고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완성되는 측면에서 두 언약의 목적을 동일하다고 본다. 창조언약의 핵심 내용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창조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모든 창조물과 맺은 언약이다. 구체적으로 안식제도, 노동제도 및 결혼제도 등 세 가지 제도는 창조언약의 일반언약이라고 구분한다. 이 창조언약을 주신 목적은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유지되도록 하시기 위한 것이다. 만약 인간들이 창조언약을 잘 지키고 순종했으면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그대로 유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도 하나님의 창조질서 아래 행복하게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소위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아담에게 주신 특별언약이다. 아담은 불행하게도 창조언약 가운데 이 특별언약을 불순종함으로 파기하고 말았다. 그 결과 아담 및 아담의 후손인 인간은 죄인이 되었으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도 파괴되어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고 인간에게 수고와 슬픔과 고통을 가중시켰다. 창조언약에 대한 불순종으로 마침내 이 세상과 인간에게 죄와 죽음이 왔다(롬 5:12). 하나님께서는 아담의 불순종으로 죄가 세상에 들어온 이후 아담과 구속언약을 맺으셨다(창 3:14-16). 창조언약은 죄가 이 세상에 온 이후에도 구속언약과 함께 지속되었다. 결국 창조언약과 구속언약은 역사 속에서 함께 지속되어 왔으며 함께 하나님의 구원목적을 달성하는 하나님의 언약이다.
4.언약신학과 언약의 구조
언약신학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언약의 구조이다. 이 언약의 구조는 언약신학자들이 발견하여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최고의 신학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모든 신학은 성경의 역사와 언약의 발전과정을 일직선상으로 전제하고 신학을 전개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언약신학자들은 성경의 역사와 언약의 발전과정을 지금까지의 일직선상의 언약발전과정을 존중하면서 더 나아가 유기적이며 점진적인 방법을 혼합하여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유기적이며 점진적인 언약의 발전과정으로 성경을 이해할 때 그동안 맛보지 못한 많은 심오한 언약의 모습들을 발견하고 더 깊이 성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런 의미에서 언약신학의 유기적이며 점진적인 특징은 언약신학의 핵심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성경의 구속언약은 지금까지 일직선상에서 이해되어 왔다. 즉 아담의 언약, 노아의 언약, 아브라함의 언약, 모세의 언약, 예레미야의 새언약, 예수 그리스도의 언약 성취 및 그리스도 예수의 재림으로 완성되는 구조였다. 이 언약의 구조도 언약의 핵심인 그리스도의 후손 언약이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및 다윗을 거쳐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을 통해 완성되는 좋은 언약의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도표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직선상의 언약의 구조/도표>
그러나 언약신학에서 주장하는 언약의 구조는, 위의 일직선상에서 이해하는 언약의 구조를 바탕으로, 성경의 언약이 일직선상으로 발전되어 가면서도 유기적이며 점진적인 방법으로 발전되어 간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언약신학의 구조를 도표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유기적이며 점진적인 언약의 구조/도표>
위의 도표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아담의 언약에서 시작된 여자의 후손 언약은 노아시대에 노아의 후손언약으로 이어진다. 즉 아담의 언약이 유기적이며 점진적으로 노아에게 이어진 것이다. 또한 아담과 노아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은 유기적이며 점진적으로 발전하여 노아의 후손 아브라함에게 이어진다. 즉 아브라함의 언약은 아담의 언약이나 노아의 언약보다 더 점진되고 발전된 형태로 나타나 미래에 성취될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모습을 벌써 보여준다(창 15:6; 롬 4:1-9). 또 모세의 언약은 아담, 노아, 아브라함의 언약보다 더욱 발전된 형태로 나타나 소위 시내산 언약에서 장차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백성을 미리 보여준다(출 19:5, 6; 벧전 2:9). 모세의 언약은 마침내 예레미야의 새 언약을 거쳐 하나님의 주권적인 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된다(렘 30-33장). 아담에게서 시작된 구속언약(창 3:15)은 유기적이며 점진적인 형태로 발전하여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예레미야의 새 언약을 거쳐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되는 언약의 구조아래 전개되었다. 이것이 언약신학 아래서 강조되는 언약의 특징이며 언약의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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